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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천으로 만든 코끼리 만져보고 넥타이 위 걷고...작품이랑 놀자

작성자
헬로우뮤지움
작성일
2017-10-31 11:05
조회
2502
[조상인 기자] [입력 2017-07-16 15:33:06]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
'라운드 트립&포터블 뮤지움'展
이정윤 작가 체험형 작품 전시

“엄마, 가지마”

아기 코끼리가 엄마 코끼리의 꼬리를 붙들었다. 앞서 가는 엄마 마음도 싫기는 마찬가지지만, 어쩔 수 없다. 출근하는 엄마,아빠와 아이가 벌이는 실랑이가 미술관에 작품으로 들어왔다. 이정윤 작가의 ‘트렁크 프로젝트(여행하는 코끼리):엄마의 외출’이다. PVC 천을 소재로 만든 코끼리 몸통에 공기를 주입했다 빼기를 반복하는 작품이라 어린이 관람객들은 작품을 손으로 만지고 몸을 던져 껴안고 놀아도 된다. 서글프면서도 익숙한 일상이 체험형 미술관람을 통해 특별한 추억으로 바뀐다. 이 커다란 코끼리가 욱여넣듯 신은 핑크색 하이힐은 현대인이 지켜야 할 형식과 규범, 약속을 상징한다.

성동구 금호로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이 기획전 ‘라운드 트립&포터블 뮤지움 프로젝트:동네미술관 한 바퀴’를 오는 9월30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여행과 이동식 미술관을 주제로 작업해 온 이정윤 작가의 개인전 형식으로 마련됐다.

아빠와의 추억은 넥타이로 만든 설치작품 ‘실크로드’에 담겼다. 작가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연 있는 넥타이’를 기부받았고 약 500여개 넥타이가 엮여 1층 전시장을 가로지르는 작품이 됐다. 버리지 못하고 쌓아뒀던 돌아가신 아버지의 넥타이, 정년퇴임자가 보낸 사회 초년병 시절의 촌스러운 넥타이 등을 맨발로 밟으며 걷노라면 코끝이 찡해 온다. 작가는 “각자의 추억과 기억이 만드는 시절, 그 한 시절이 길이 된다”면서 “타인의 기억 속에 만들어진 길이지만 우리 안에 존재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2층 전시장은 6m 길이의 대형 코끼리가 누워있다. 5초마다 타이머가 작동해 공기를 주입하고 있어 마치 잠든 코끼리가 숨을 쉬는 듯하다. 코끼리 몸통에서 공기를 완전히 빼 접으면 휴대용 트렁크로 변신한다. 작가는 “코끼리는 정주하지 않고 이동을 계속하는 유목 성격의 동물”이라며 “코끼리에서 착안해 돌아다니며 이동할 수 있는 미술관, 나아가 삶 자체가 되는 예술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체험형 전시는 옥상으로도 이어진다. 이 작가가 미술관 주변 동네를 스케치해 그 드로잉을 사방 벽에 그려두었고, 어린이 관람객은 색칠놀이를 하듯 벽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전시기간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2시에는 타 장르와 연계된 공연이 펼쳐진다.

헬로우뮤지움은 문화체험과 예술교육을 목표로 지난 2007년 강남구 역삼동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등록 사립어린이미술관으로, 미술관 문턱을 낮추고 지역주민과 소통하고자 2015년 7월 성동구로 이전했다. 김이삭 헬로우뮤지움 관장은 “이번 전시는 여름방학을 맞아 새로운 콘셉트의 여행을 경험하고 싶은 가족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며 “관객들은 작품들을 통해 ‘엄마의 사랑과 고충’, ‘아빠의 책임감과 고단함’ 그리고 ‘아이들의 꿈’ 등을 바라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월요일 휴관 (02)562-4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