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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코로나19 사태에 문화계 '올스톱'...공연,영화,방송 줄취소

작성자
헬로우뮤지움
작성일
2020-07-27 10:26
조회
120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되면서 문화예술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공연장이나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길이 끊긴 건 물론, 불가피하게 공연이나 영화 개봉 일정을 연기·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관련 업계는 비상에 걸렸다.

문 닫는 공연장들

예술의전당은 25일부터 일주일간 기획 공연·전시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27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앤솔러지 시리즈Ⅰ’를 취소했다. 3월 5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개막 예정이던 경기도립극단의 ‘브라보, 엄사장’ 개막은 같은 달 12일로 연기됐다.

지난 9일 개막한 2020 대관령겨울음악제도 결국 기한을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24~25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예정됐던 ‘겨울나그네’ 공연이 취소됐다. 대관령음악제 관계자는 “관객들과 도민, 참여 연주자들의 안전을 위해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20~21일 전남 여수 예울마루에서 ‘백조의 호수’를 선보일 예정이었는데, 공연 시작 2시간 반 전에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국립합창단도 3월 초 공연 취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마스크 미착용시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남산예술센터는 3월 24~29일 예정됐던 ‘중국희곡 낭동곡연’을 잠정 연기했고,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서치라이트’ 개막도 7월로 미뤘다.



뮤지컬계와 연극계도 속수무책이다. 이미 ‘위윌락유’ ‘영웅본색’ 등 대형 뮤지컬들이 공연 회차를 다 채우지 못하고 폐막했다. 애초 3월 22일까지 공연 예정이던 ‘줄리앤폴’은 티켓을 오픈한 3월 2일까지만 공연하기로 했다. ‘보디가드’는 3월 14~15일 예정됐던 부산 공연을 취소했다. 대학로 일부 오픈런 공연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블랙리스트부터 미투까지 지난한 시기를 겪어 온 연극계는 올해를 쇄신의 해로 삼았던 터라 시름이 더 깊다. 한 중견 극단 연출가는 “6월로 예정된 연극을 위해 대관 업무를 하려 했으나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모든 일정을 중단했다”며 “환자가 느는 추세라 언제쯤 공연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공연계는 대관 업무와 배우 개런티 등에서 사용료를 미리 지급하는 형태라 공연이 취소될 경우 타격이 상당하다. 향후 공연 제작이 장기적으로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연 규모별 양극화는 뮤지컬과 더불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굵직한 배우들과 큰 제작비를 앞세운 대형 공연에 비해 대학로 소극장 공연들은 수요가 급감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중소 극단들의 피해는 더 크다. 다음 달 초 연극 개막을 준비 중인 한 극단은 대관료를 내고 사용 중이던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을 갑작스럽게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극단 관계자는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연습실을 어디서 찾느냐”고 토로했다. 서울문화재단 측은 “연습실은 사람들이 단체로 모이는 장소이므로 재단 공간운영방침과 정부 기조에 맞춰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사냥의 시간'

텅텅 빈 극장들

주말이면 붐비던 영화관들도 코로나19 여파로 썰렁해졌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틀(22~23일) 동안 영화관을 찾은 전체 관객 수는 47만4979명에 불과했다. 직전 주말(15~16일·120만8858명)의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조차 주말 이틀간 16만4405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신작들의 개봉이 잇달아 미뤄짐에 따라 극장가 침체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오는 26일 개봉 예정이었던 ‘사냥의 시간’은 개봉일을 잠정 연기하고 언론시사회와 인터뷰, 무대인사 등 관련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사냥의 시간’ 측은 “추가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인 만큼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오는 3월 5일 개봉을 예정했던 ‘결백’도 언론시사회와 인터뷰 취소 결정을 내렸다. ‘결백’ 측은 “급작스러운 취소로 인해 불편을 드리게 된 점 깊은 사과드리며, 추가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내린 결정인 만큼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개봉일 변경은 확정되지 않았고, 논의 중이다.

‘인비저블맨’은 당초 계획대로 26일 개봉할 예정이나 언론시사회는 취소했다. 지난 19일 개봉 예정이었던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는 개봉일을 3월 26일로 변경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밥정’과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스타 뚜루’는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멀티플렉스 극장 3사는 저마다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CGV는 전체 극장을 대상으로 방역·소독을 완료했으며, 롯데시네마는 확진자 동선 인접 1㎞ 이내 영화관에 소독을 실시하고 상황대응팀을 운영 중이다. 메가박스는 상암월드컵경기장점 등 지점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손소독제 5000병을 확보해 전국 200개 상영관에 긴급 지원했다.


미카 내한공연 포스터

방송·가요계도 비상체제

방송계도 비상이다. 특히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타격이 크다. ‘씨름의 희열’(KBS2) 파이널 라운드는 지난 22일 창원 스포츠파크 내 창원체육관에서 성대하게 열릴 예정이었으나 결국 무관중 형태로 진행됐다. 최근 시청률 30%를 넘기며 신드롬을 일으킨 ‘미스터트롯’(TV조선) 역시 24일 예정된 결승전 녹화를 취소하고 일정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출연진이나 핵심 제작진이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여 프로그램에 차질을 빚은 경우도 있다. 23일에는 JTBC 김민아 기상캐스터가 발열 증세를 보여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그가 출연 중인 아침 뉴스 ‘아침&’이 결방됐다. 각종 프로그램 제작발표회는 대부분 온라인 중계 형태로 전환됐다. 지난 21일 드라마 ‘하이에나’(SBS)와 ‘하이바이, 마마’(tvN) 제작발표회 모두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대규모 음악 시상식이나 콘서트도 잇달아 취소되는 분위기다. 다음 달 4~5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내한공연을 열 예정이던 영국 팝스타 미카는 콘서트를 잠정 연기했다. 오는 2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0 더 팩트 뮤직어워즈’도 미뤄졌다. 서울시설공단은 “불특정 다수가 운집하는 행사가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주최 측과 협의해 행사를 연기키로 했다”고 전했다.



박물관·미술관 줄지어 휴관

전시장들은 줄지어 문을 닫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소속 24개 박물관·미술관·도서관에 대해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잠정 휴관 조치를 취했다. 부여 공주 등 국립지방박물관 9개관, 과천 청주 등 국립현대미술관 2개 분관이 24일부터 휴관한다. 연중 휴무 방침에 따라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개관일은 추후 공고한다.

서울시도 시립미술관과 박물관, 도서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산하 71개 문화공간을 25일부터 잠정 휴관한다. 대구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은 진작 휴관에 들어갔다. 헬로우뮤지움 등 어린이미술관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임시휴관 중이며 3월 전시도 취소했다. 금호미술관 등 사립미술관은 전시를 계속 진행하되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손영옥 박지훈 권남영 강경루 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276804&code=61171211&cp=nv